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공명선거추진활동비(공추비) 부당 지급 의혹 등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이태한 특별검사팀. 하지만 수사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 문턱에서 번번이 막히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특검이 법원에 표명한 이례적인 유감의 배경에는, 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이해충돌 여지’와 ‘상식 밖의 기각 사유’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연 지금의 법원은 공정한 재판부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걸까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 세 가지를 짚어봅니다.
1. 수사 대상과 얽힌 ‘근무연’… 공정성 의심은 당연하다
이번에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A 부장판사의 이력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 2020년 2월 ~ 2021년 3월: 도 선관위원 재직
*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의 인연: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함께 근무
* 전 상임위원과의 인연: 해당 지법 부장판사 시절 지방법원장으로 모심
이번 특검 수사는 2014년부터 12년간 중앙선관위원장과 비상임위원들에게 매월 수백만 원대의 수당 및 공추비가 부당 지급되었다는 혐의를 다룹니다. 피의자로 명시된 실무진을 넘어, 전·현직 고위 법관 출신 위원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판사 개인이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사 대상과 깊은 인연이 있는 법관이 영장을 심사하고 기각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외관상 공정성’은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법조 윤리의 기본은 오해를 살 만한 상황 자체를 피하는 것입니다.
2. 궤변에 가까운 ‘이례적 영장 기각 사유’
더 큰 문제는 영장을 기각하며 제시한 논리와 이유입니다. 법학계와 현직 검찰 간부조차 "모순적"이라 지적할 만큼 납득하기 힘든 사유들이 나열되었습니다.
* "피의자들이 법률적 평가를 달리한다": 혐의를 부인한다는 뜻인데, 이는 통상 증거인멸 우려를 높여 영장 발부 사유가 되는 대목입니다. 또한, 법률적 평가는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한 뒤 재판에서 다툴 문제이지, 증거를 확보하는 단계인 압수수색을 막을 명분이 될 수 없습니다.
* "정상적인 업무에 지장 우려": 이미 같은 법원의 허가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업무 지장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형평성에 전혀 맞지 않습니다.
* "퇴직자라 자료가 없을 수도 있다": 임의제출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소명했음에도 "임의제출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식의 추상적인 이유로 영장을 물리쳤습니다.
이쯤 되면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본질적인 이유가 아니라, 영장을 기각하기 위해 사유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현직 판사의 선관위원 겸임 관행,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그동안 각급 선관위원장과 위원 자리를 현직 법관들이 겸임해온 관행은 '중립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관행이 오히려 사법부의 셀프 방어막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상임위원 7명 중 4명이 법관 출신인 상황에서, 특검 수사는 결국 '법관 조직'을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장 심사권마저 법원이 독점하고 있다 보니 국민의 눈에는 '제 식구 감싸기', '사법부의 조직적 수사 방해'로 읽히는 것입니다.
📝 마무리하며
압수수색은 죄를 확정 짓는 판결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입니다. 시작 단계부터 이처럼 석연찮은 이유로 영장이 거부된다면, 어떤 특검이 출범한들 성역 없는 수사를 펼칠 수 있겠습니까?
사법부가 스스로의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향후 재청구될 영장 심사에서는 성역 없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법 앞의 평등'이 법관과 선관위 앞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지, 국민 모두가 눈을 서슬 퍼렇게 뜨고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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