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의사록, 미리 작성하면 안 되는 이유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의사록 양식에 내용 다 채워놨으니까, 날짜만 오늘로 하고 공증만 받아서 제출하면 되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해법이 아니라 형사처벌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주총회는 주주의 결정권이 행사되는 자리이자, 결의 내용이 곧 등기의 근거가 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사록은 단순한 기록지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갖는 문서이기 때문에, 작성 시점과 절차가 엄격합니다.

의사록을 미리 작성하면 세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1. 결의 자체가 부존재가 됩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실제 총회를 열지 않고 의사록만 만들면, 그 안에 담긴 결의는 법적으로 "부존재"가 됩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의 소집절차와 결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 그 결의는 부존재한다.
결의가 없으면 등기도 없습니다. 등기를 신청해도 보정명령을 받게 됩니다.
2.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합니다
등기부는 형법상 공정증서원본에 해당합니다. 허위 의사록을 근거로 등기를 신청하면 형법 제228조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에 걸릴 수 있습니다.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에 부실의 사실을 기재 또는 기록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과태료까지 붙습니다
의사록에 기재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부실하게 기재하면, 상법 제634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대법원 판례가 말해주는 것
이 문제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실제 판례가 잘 보여줍니다.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21783 판결
사안에 따르면, A는 C 주식회사 대표이면서 지분을 70% 보유한 지배주주였습니다. D는 사내이사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A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D에게 소집통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총회를 열지도 않고 "D를 해임하고 본점을 이전한다"는 의사록을 작성해 공증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의사록을 첨부해 등기를 신청해 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원심은 "지배주주가 정당한 소집권자이고 의결 정족수도 충족하므로 소집통지 흠결은 취소사유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뒤집었습니다.
주식의 소유가 실질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주식회사의 경우, 실제의 소집절차와 결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주주총회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면, 설사 1인이 총 주식의 대다수를 가지고 있고 그 지배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도저히 그 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는 때에 해당하여, 그 주주총회의 결의는 부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파기환송됐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지분 70%를 가진 지배주주라 해도, 절차 없이 의사록만 쓰면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일에 작성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의사록은 총회에서 실제로 논의되고 결의된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회의 당일에 작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나중에 날짜를 되짚어 작성하면 기수와 의결 내용이 실제와 어긋나고, 그 차이를 설명하는 데 시간이 더 듭니다.
등기 대상 안건은 공증이 필요합니다
등기가 필요한 안건을 결의했다면 의사록에 공증인의 인증이 필요합니다. 공증이 없으면 등기 자체가 보정됩니다.
작성 후에는 결의안 번호와 날짜가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자본금 10억 미만이면 서면결의가 가능합니다
상법 제363조 제4항에 따르면,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회사는 안건에 대해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으면 소집절차 없이 주주총회를 개최하거나, 서면에 의한 결의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바쁜 대표님이라면 서면결의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정식 절차라는 전제 하에 가능한 방법이며, "미리 써두기"와는 본질이 다릅니다.
정기주주총회 기한도 놓치지 마세요
주식회사는 사업연도가 끝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결산 월이 12월이라면 대개 3월 말까지가 마감이 됩니다.
이 안에 재무제표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인세 신고와 대외 거래 심사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기한을 넘기는 것은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안건 구성
정기주주총회에서 다루는 안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안건 | 필요 여부 |
|---|---|
| 재무제표 승인 | 필수 |
| 결손금 처리 | 해당 시 |
| 임원 선임·중임 | 임기 만료 예정 시 |
등기가 필요한 안건과 단순 보고 안건을 구분해 정리하시면 회의 시간과 의사록 분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1인 법인도 정기주주총회를 해야 하나요?
예외가 아닙니다. 재무제표 승인을 위한 정기주주총회는 1인 법인도 열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원 선임 안건도 올려야 하나요?
임기 만료가 예정된 경우에는 선임 안건도 함께 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소집은 누가 결정하나요?
이사회가 있는 회사라면 이사회 결의로, 이사가 한 명인 회사라면 그 이사가 결정합니다. 정관에 따라 통지 기한이 다르므로 자본금 규모와 정관 기재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주주 전원이 동의하면 소집절차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총회 전후 점검 목록
- 결산 후 개최 기한 확인
- 이사회 결의로 소집 결정
- 소집통지 기한 준수
- 정기주주총회 안건 구성
- 재무제표 승인 안건 포함
- 임원 선임·중임 필요 여부
- 의사록 작성 및 공증
- 주요 부결 사항 정리
- 등기 대상 결의 여부 확인
정관 기재와 일치하는지 마지막에 한 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재가 다르면 이후 등기에서 보정이 발생합니다.
*본 글은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실제 요건과 요금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앞서 최신 판례와 관할 기관 확인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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